2009/06/14 03:18
@ 너희에겐 희망이 없다
교수님이라는 분께서 10대들 끌어들여가면서 20대랑 386 분열을 시키시니 희망이 없지요...
효순 미선 때의 10대들의 촛불 이 지금의 20대가 아닙니까?
2008년, 소고기 수입 때 10대들의 촛불이 많았죠.
지금의 10대가 20대 때에도 그 혈기를 이어나갈 것 같습니까?
세상 모르는 10대들은 끌어들일 수 있어도 세상을 뼈저리게 체험하고 있는 20대를 끌어들이는 데에는 역부족일겁니다.
386 선배 분들께서 피와 땀으로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 주신 덕분에 각하 에서 대통령으로 호칭이 바뀌는 역사적인 사건이 있었고, 그 점에 대해서 20대고 10대고 앞으로 태어날 대한민국의 사람들이 정말 막대한 역사적 유산을 물려받았음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근데, 그 이후는 어떻습니까?
전 전 대통령께서 물러나시고 '정당한 표결에 의해' 노 전 대통령께서 당선되셨지요.
이후 2김 전 대통령을 거쳐 노 전 대통령과 지금의 대통령까지... 모두 '정당한 표결에 의해' 당선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정치판 거기서 거기여서 이건 투표를 하나마나이고 최선을 뽑는게 아니라 차악을 뽑는거다.' 라는 말이 나올 때까지 쌓여온 투표에서 20대의 몫은 없었습니다. 이제 20대가 투표에 참여하려 하니까 도저히 지금까지 '정당한 투표'로 쌓여온 결과를 보면 한숨이 나와서 투표를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저는 차악을 골라 투표를 합니다. (제가 어떤 분은 절대 표를 안 줬을꺼라는 건 제 블로그에서 그 분의 이름으로 검색해보시면 아실거라 믿습니다.)
투표를 안하면 이런 얘기 할 자격이 없겠지만 투표 절대 안빠집니다. 그런데도 현실이 이렇습니다.
20대와 386 세대는 닮은 점이 있습니다. IMF 와 지금, 바로 취직난이지요.
IMF 때가 386 세대가 신입사원 혹은 취업준비 시절이라고 하는데 그 때에도 취직난은 엄청났고 비정규직의 급격한 양산이 일어났는데 왜 그때에는 해결방안을 만들어 내지 않으셨습니까?
총칼에는 용감했던 386 세대 분들이 먹고 사는 문제에서는 지금의 20대와 다름없이 행동하시진 않으셨습니까?
지금의 20대는 20대 중반도 아니고 20대 시작부터 먹고 사는 일에 정신이 쓰입니다.
등록금 천만원 시대, 88만원 세대 등의 불명예는 20대가 원해서 얻은 게 아닙니다. 그냥 꾸준히 사회가 변해 온 결과가 여기까지 왔을 뿐입니다. 꾸준히 변해 온 것들이라는 명분이 있어 어떻게 저항할 수도 없습니다.
대학 등록금이라는 빚이 20대들의 사회 생활의 시작입니다. 여유따위 없습니다.
제 2의 직업, 제 3의 직업이 있어야 정년까지 간다는 얘기가 신문 곳곳에서 터져나오던 것도 이제는 옛말입니다. 지금 정년 신경쓰게 생겼습니까? 취직 자체를 못 하는데요?
비정규, 정규의 문제가 아니라 통틀어 그냥 취업 자체가 바늘고리를 방불케 한단 말입니다.
(글 쓰신것을 보아서 최근의 인턴 사태들은 잘 알고 계실꺼라 생각합니다. 인턴 모집을 취업 모집이라고 생각하시진 않으실 것입니다.)
현 대통령, 표결에 의해 선출한 대통령이라 집회와 데모에 큰 명분도 없습니다.
평화의 댐 공사도 없고, 턱하고 치니 억하고 죽지도 않았습니다.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니라 그저 좌와 우의 대결이라고 평해지고, 어느쪽이 선인지 어느쪽이 악인지의 판단도 개인에게 맡기는 일입니다.
386 세대의 데모는 악에 대적하는 혁명이었지만 20대의 집회는 그 의도를 의심받습니다. 쇠고기 집회가 모든 국민들에게 찬양을 받았다고 판단하신다면 그 또한 착각입니다.
아참, 20대가 집회 안나온다는 소리는 하지 마십시오. 예비군복 입고 전경들 앞에 마주서서 가드친 거 다 20대입니다. 눈을 다쳐서 피흘리며 붕대를 감은 여성 분(그 사진을 보고 정말 울컥하더군요) 또한 20대입니다. 저도 쇠고기 집회때 앞장서서 가드를 치지는 않았지만 여러 시민들과 구호를 함께 한 20대입니다.
20대가 전부 눈 감고 귀 닫고 지들 할 것만 하더라 라고 착각하시면 크나큰 오산입니다.
기분이 좀 많이 나빠진지라 가급적 정리하려던 것이 쓸데없이 길어졌습니다.
제 주제가 미천한지라 이런 얘기를 하는 게 독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진보는 분열때문에 망한다' 라는 말이 왜 20대와 386 세대와의 간극에서도 적용되는 것 같이 보이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착각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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