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나만의 무대를 세워라 -
유수연 지음/위즈덤하우스
맹목적으로 많은 자기계발서를 읽어 왔지만 결국 자서전의 성향을 띈 자기계발서는 저자가 얼마나 평범한 상태에서 시작했느냐(동질감), 현재 얼마나 성공했느냐(입신양명) 가 관건이 아닌가 싶다.
아무리 빌 게이츠가 나처럼 하라고 떠들어봐야 그가 하버드 자퇴생이라는 걸 아는 사람이라면 ‘이 사람은 우리랑 다른 세계 사람이야’ 라고 하면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설령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쳐도 그 방법을 적용하는 데 실패한다면 다시 인정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될 것이다.
그리고 평범하게 시작했지만 현재도 그냥 평범한 사람이 조언하는 것을 보려고 책을 사는 사람은 성공지향적인 한국인 특성상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유수연씨가 직접 밝힌 초기 스펙(?) 과 현재의 성공 모습은 이 책이 무언가 끌어당길 수 있게 하는 힘을 불어넣는 데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사실 초기에 ‘공부하겠다’ 라는 생각 하나만으로 유학 길에 오를 수 있었다는 건 그만큼 집안의 받침이 있었다는 이야기이지만… 맨손으로 성공한 성공 스토리는 장승수씨 만한 게 없나?)
TTB 링크 따려고 알라딘 들어갔다가 서평들을 좀 훓어 봤는데… 몇 가지 부정적인 리뷰들이 있다.
일견 공감이 가는 것들 도 있고 아닌 것들이 있어서 잠깐 얘기해보겠다. 이것만 얘기해도 책에 대한 리뷰가 얼추 될 것 같다.
첫째, 같은 내용이 반복되고 또 반복된다는 의견
맞다. 내가 보아도 이 책의 반 이상의 내용은 ‘노력하는 방법에는 왕도가 없으며, 머리 굴리고 고민해 봐야 부정적인 생각만 늘어서 못하게 된다. 그러니 일단 움직여라. 지금 자신의 스펙이 불만이라면 20대의 2년만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몰두해라’ 이다. 이 내용이 나오고 또 나오고 또 나오고 또 나온다. 다른 내용들은 이를 보충하는 용도이거나 곁가지에 가깝다.
(다른 내용 중에 도움이 많이 될 만한 것은 영어 학습 방법 정도?)
근데, 나도 그렇지만 이런 자기계발서 서적을 자주 읽는 사람들이 항상 하는 얘기가 있다.
‘책은 읽었지만 남은 게 없다.’
어차피 자신에게 흡수되지 않으면 설령 서적에 세계정복 방법이 쓰여 있어도 무용지물이다. 책 내용을 완전히 압축했을 때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은 저 내용일 텐데, 반복되는 게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오히려 머릿속에 박히게 해 주는, 망각곡선에 입각한 좋은 방법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물론 그것으로 인해 책 내용이 부실해졌다면 이 점에 대해 비판하는 건 일리가 있다. 그리고 본인도 내용에 대해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 있다.(이는 글 아래에…)
그런 연유로, 현실적으로 따져서 ‘지면 비용이 아깝다…’ 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근데 다치바나 다카시가 이런 말도 하지 않았나. ‘책을 사는 데 돈을 아끼지 말아라.’
그냥 그렇게 생각하자… 마음에 안 들면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일독해버리면 그만이다.
둘째로, 냉정함과 독기만 있고 사랑이 없다는 의견
현재의 취직 상황을 알고 있는 분이라면 그런 이야기는 쏙 들어갈 것이라고 믿는다.
20대보고 너만의 돈줄을 찾으라고 했다고(타인에게 속물스럽다고 말씀하시는 분의 표현 치고는 좀 속물 티가 난다) ‘속물스럽다’ 라고 말씀하신다면, ‘속물이고 자시고 그게 현실이다’ 라고 답변하고 싶다.
작금의 20대 모습을 보라. 학벌로 자르고 학점으로 자르고 토익으로 자르고 인턴, 그 외의 경험 등으로 자르는 서류전형을 한 번 겪는다면 어떻게 지금 사랑이니 자유니 학문의 순수함이니 이런 거 따지고 있을 수 있는가?
20대 중반, 후배들과 동기들의 취직 전쟁을 지켜보았고 조금은 일반적이지 않은(병특) 취직도 하여 사회 물도 먹어 봤으며, 과학도로 다시 돌아가려 하지만 언젠가는 다시 사회 물을 먹어야 할, 나로써는 이게 현실이라는 게 너무도 공감이 가서 도저히 유수연씨의 이 책을 속물근성이라고 매도할 수가 없다.
누군들 풍족한 마음으로 편하게 생활을 영유하며 살기 싫을까?
이 책을 욕하지 말고 작금의 현실을 욕하는 게 0.000001% 라도 사회의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다.
기록된 그녀의 인생 자체를 보고 그녀의 인생이 아주 냉정하며 독기만 찼다고 볼 수는 있다. 나도 그 부분에는 동감한다. 근데 그렇지 않았으면 ‘유수연’ 이라는 이름은 수많은 30대 여성 중 하나로 남았을 것이다. 그건 그녀 본인이 원하는 방향은 아니다. 그러니 제3자인 우리는 이에 대해 가부를 평가할 권한이 없다.
겸손을 모른다느니 하는 의견도 있는데…
겸손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 건 사실인 것 같다. 근데 책에서도 밝혔듯이 유수연씨 자신이 원래 겸손하게 표현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본인은 겸손한 자세로 ‘이렇게 하면 좋을 것 같네요’ 라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건방지더라도 ‘이렇게 해! 내가 해봤어. 알았지?’ 라고 잔소리를 하는 쪽이 기분은 어떨 지 몰라도 훨씬 더 머리에 들어온다.
많은 사람들이 ‘까칠하다’ ‘따끔하다’ ‘현실적이다’ 라고 써 있는 맨 뒷 커버를 보고 구매 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다 읽은 다음 갑자기 겸손을 찾는 이유가 무엇일까… 인터넷만 찾아봐도 독설의 대가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구매 전에 저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노파심에 말해두는데… 유수연씨 강의 들어본 적이 없다)
겸손하지 않은 게 문제가 아니라 그렇기 때문에 많이 팔린 것이다. TV 를 보신다면 아시겠지만 요즘 대세는 독설이다.
본인의 리뷰를 더 붙일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아쉬운 게 한 가지 있는데, 유수연씨가 강의 시간에 토익 외에도 가르친다던 여러 가지들(면접 상식이라던지 비즈니스, 경영 케이스, 도전과 꿈의 방법 등) 은 책에 거의 소개되지 않았다.(다만 그런 얘기를 강의 중에 한다 라고 소개가 되어 있을 뿐…)
아마도 강의용으로 남겨놓은 것으로 생각한다. 역시 마케팅을 아시는 분인가 싶다…
그래서 별 하나는 뺐다.
책을 2회독 하면서 다시 필요할 만한 문장들을 공책에 옮겨 적어 봤는데, 큰 노트로 3장은 되는 것 같다. 문장들 중에 의미가 중복되는 것들은 제거하고 다시 정리해서, 양이 많지 않으면(그리고 저작권상 문제가 안되면) 올려봐야겠다.
하여간 자신이 20대이고, 자신의 현재 포지션이 그저 그렇거나 별로라고 생각하며, 따끔한 충고 혹은 독설도 그냥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고(하긴 뭐 이 정도로 독설이라니… 우리는 이미 김구라씨에 의해 충분한 단련이 되어 있다), 자신이 20대 남은 시간에 최소한 2년 이상의 시간을 온전히 가질 수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적어도 본인은 느낀 바가 많았고, 이 책이 중요한 결정을 하는 데 일정부분 도움이 되었다. 진심으로 유수연씨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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