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교육을 마친 사람이라면 한번은 들어 보았을 5.18 민중항쟁...
하지만 현대사는 비중도 적게 다루어지고, 역사책에서 그런 내용이 나와도 다른 전쟁들과 비교되면 스케일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일이 있었구나' 하고 그냥 넘어가게 된다.
그렇게 5.18은 10대/20대들에게 별 것 아닌 것처럼 인식되었고, 수능 공부에, 대학 공부에, 취업 공부에 묻혀 기억에서 사라져버렸다.

그러던 중에 아는 블로거님의 포스트를 보고 왠지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영화도 각색이라 그날의 참혹함을 실감할 수는 없겠지만, 텍스트로 보는 것 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가깝게 실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조조로 보느라 아침부터 눈에 힘주어 보았다.(역시 평일조조는 자리선택이 아주 여유로워서 좋다.)

초반에는 일반적인 사랑 이야기로 시작이 되어 '이거 언제 시작하지...' 싶었는데,
전남대에 공수부대가 배치되는 상황이 시작되면서 엄청난 긴장감을 불러일으켰고,
이야기가 점점 전개되면서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보다는 사건의 전개에 점점 몰입되어갔다.
영화가 아닌 실화로써...

텍스트로는 크게 다루어지지 않았던 그 잔혹사들이 눈 앞에 펼쳐지면서 그들이 불쌍하다는 느낌보다 분노의 느낌이 점점 치밀었다.
특전사 공수부대가 빨갱이를 잡기 위해 북한이 아닌 광주행을 하였고, 그들이 광주의 시민들을 무차별 테러하기 시작했을 때의 참상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끊이지 않는 총성과 낭자하는 피, 사상자를 제대로 처리할 수도 없을 정도로 어수선한 병원...
이건 마치 전쟁의 피난처를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광주의 시민들은 결국 자신의 생업과 관련이 없는 무기를 쥐고 맞서게 된다.
어떤 사람이 봐도 어이가 없을만한 일반인과 특전사의 전투인 것이다.

특전사 공수부대와 싸우는 것이 무모한 선택이라는 것을 그분들이 왜 몰랐겠는가?
한 국가의 군대와 전쟁을 치른다는 것이 무모한 것임을 왜 몰랐겠는가?
하지만 그들과 전투를 치룰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그들이 자신의 목숨을 지키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에게 더욱 절망적이었던 것은, (당연한 결과였겠지만) 언론 장악을 통해 대국민들에게 그들의 모습을
'혼란을 일으키는' 폭도들로 전달한 것이리라.
말 그대로 그들의 죽음은 이른바 개죽음이 되어가고 있었으니... 그보다 억울한 것이 있었을까...

그런 연유에서라도 스토리의 탄탄함 등을 차치하더라도 그들의 숭고한 희생을 알리는 것 만으로도 '화려한 휴가'라는 영화는 시도와 성과 모두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가 개봉한 이래 5.18에 대한 많은 궁금증, 그리고 그에 의한 많은 자료들이 나타나고 있으니 흥행과 관계없이 이미 성공했다고 해도 될 것인데, 오늘을 기점으로 상당한 흥행을 하고 있으니 일석이조를 취했다고 생각한다.

그날의 참혹한 역사를 조금이나마 마주하고 싶으면 '화려한 휴가'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ps. 사실 영화를 보고도 여러 의구심이 들어서 이런 저런 관련된 글을 읽어보고 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영화 내용이 과장이 아닌 축소라고 하는 것에 다시 한번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물론 그런 내용들을 찾은 것이 포탈 댓글이라 신빙성에 대한 의구심을 풀 수는 없었다.
그러던 중, 역사 서적에 근간한 아랫 글을 보았다.
@ [알고 봅시다] 무고한 시민들을 향한 무차별 사살과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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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시대의 탄압도 아니고, 6.25 전쟁의 북한군의 탄압도 아니었다.
어떻게 남한 내에서 이런 끔찍한 모습들이 자행될 수 있었는지...

그들의 피에 의해 유명무실하지 않은 현재의 민주화가 이루어진 것에 감사드리고, 고개숙여 그들의 희생에 애도를 표한다.

"여러분은... 진정한 역사의 승리자이십니다. 여러분의 피로 쓴 자유, 기억하겠습니다."


ps2. 생각해 보면, 잔인한 참상에 대한 표현이 없는 것은 관람가 연령을 최대한 낮추어(실제로 N모사 영화 설명을 보면 15세에서 12세로 낮춰진 것으로 보인다.) 많은 사람들에게 5.18의 의의를 새겨 주고자 하였던 것 같다.
의도는 그렇게 보이지만 개인적으로 아쉽긴 하다. 그날의 참상을 똑똑히 기억하려면 더 사실적으로 묘사했었으면 하는 바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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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e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