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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1집에 수록되어 있는 곡이다.
단지 노래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기 때문에 Life Log가 아닌 Thinking 으로 분류하였다.

어린 시절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는 이 곡의 메시지가 마음에 닿지 않았다.
가사를 이해하기에는 너무 철이 없던 어린 시절…

지금 다시 보는 '아버지와 나'의 가사는, 정말, 마치 나의 이야기를, 그리고, 가장이 될 대한민국 남자들의 모습을 여과 없이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
특히 "가족에게 소외받고 ~ 배운적이 없었다." 부분은 가장이기 때문에 걸어야 했던 험난했던, 그리고 아직도 험난한, 그 길을 보여주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신해철씨가 철학과라고 했던 것 같은데, 그의 철학이란, 참, 얼마나 깊은지 모르겠다.

내가 이 글을 언제 다시 떠올리며 읽을지, 그 때도 이렇게 생각할 지는 모르겠지만,
23세인 지금, 아버지의 기억을 남겨 본다.

내가 어릴 적의 아버지는 간섭하는 아버지도 아니었고, 방목하는 아버지도 아닌, (어머니와 함께)둘 뿐인 나의 조력자였다.
자식의 의사는 최대한 존중하되 나쁜 길로 빠져들 때에는 매로 지도해 주시던,
어느 때는 산타 같고, 어느 때는 선생님 같던 분이셨다.
아버지께서 하실 수 없는 일은 없을 것 같았고, 그렇게 한없이 강한, 그러나 평온한 그런 분이었다.

하지만 나와 아버지, 둘 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우리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내가 나이를 먹어갈 수록 아버지의 든든한 조력자의 모습은 점점 멀어져갔다.
내가 커 갈 수록 아버지는 더 큰 사회와 싸워야 하였고, 당신 자신을 지탱하는 것도 힘이 들어 보였다.
한없이 강한 분이셨던 아버지의 등 뒤에서 지친 모습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점점 나는 조력자는 어머니 뿐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렇게 아버지는 가족들 사이에서 조금씩 자리를 잃어 가기 시작했다.

사실 아버지는 내가 어렸을 때 부터 변하신게 없을지도 모른다.
다만, 내가 성장하면서 몰라도 되는, 아니 몰라야 하는 사실들을 조금씩 알게 된 것이다.

대학생을 지나 어느새 23세의 청년이 된 지금, 아버지와 나는 너무 큰 공간을 사이에 두고 있다.
서로의 간격이 만들어낸 공간은, 침묵이라는, 거대한 블랙홀을 만들고 있었다.
내가 나 자신(만)을 위해 살게 된 그 순간부터,
그리고 마치 선악과 열매를 따먹은 것 처럼 아버지의 약한 모습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 그 때부터,
그 블랙홀은 점점 커지면서 아버지와 나의 관계를 잠식하고 있었다.
더 이상 따뜻한 말로 오랫동안 얘기할 수 없게 된 아버지와 나…

어설프게나마 직장인이 된 지금, 각박한 사회생활을 겪으면서 아버지가 가신 길을 조금씩 따라가고 있다.
회사에서의 피라미드 관계, 회사와 회사와의 갑을병정 관계, 그리고 친구가 아닌 직장 동료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사회생활의 어떤 것 하나 쉬운 일이 없고, 난 조금씩 침묵과 순응(나쁘게 말하면 복종)을 배우고 있다.

지금은 체감하지 못하는 아버지의 길.
가까운 미래도 아니고 먼 미래도 아니지만, 가장이란 모습은 영광의 모습이 아닌, 상처투성이의 모습인 것 만은 확실한 것 같다.

그리고, 이 험난한 가장의 길을 걸어 오신 아버지가, 정말, 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낀다.

내일이면 다시 잊어버리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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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eart